본문 바로가기

Ego

공보의 육군훈련소 후기와 추천 준비물 1탄.

이런 글은 어딜가나 많지만 정제된 정보는 크게 존재하지 않는듯 합니다.

 

저도 입소전에는 "왜 이렇게 정보가 다 다르지?"라며 불평했는데, 다녀오고 나니까 이해 되더군요.

 

차차 이유를 알아보기로 하고요..

 

요즘 육군훈련소와 자대를 배경으로 한 예능 프로가 공중파, 케이블 할것 없이 인기죠?

 

다녀와 보면 역시 모든 것들이 제대로 이해됩니다. 비록 4주짜리 훈련을 받지만, 그나마 그 4주도 편하지만 말입니다.^^

(미필과의 차이라고나 할까요.ㅎㅎㅎ)

 

2013년, 공보의들은 3월 7일에 입소했습니다.

(매년 입소 날은 다르고, 군의관들 입소날과의 차이도 다른것 같습니다. 저희는 약 10일 차이로 입소했지요.)

 

그날은 날씨도 흐리고 바람도 꽤나 세찼죠. 육군훈련소가 있는 논산은 똥바람이 붑디다;;;;

 

다들 까까머리에 다소 불안한 눈빛과 긴장된 표정...그러나 한편 반가운 학교 동기, 인턴동기, 레지던트 동기들의 얼굴을 보며 혼자가 아니라다행이라는 느낌도 받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까까머리?!?!?

 

 

여기서 잠깐 말씀드리자면 머리는 많이 자를 필요는 없습니다. 적당히...자르면 돼요(그래도 스포츠형으로..굳이 말하자면 스포츠보다 좀 길게?^^ 완전 빡빡 깍을 필요는 없다는 말입니다.).

지금까지(5월 14일) 복구안되는 분들도 많습니다. ㅎㅎ

 

안깍고 들어가면 소대장이나 분대장이 전기 이발기로 깍아주기도 합니다.

(다만 초반에 관심훈련병으로 요주의 인물로 될 수 있음은 감수하셔야지요.)

 

 

군대는 줄을 잘 서야 한다!!!

 

 

연병장에서부터 줄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막 앞뒤로 서고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일단은 친구들과 붙어다녀야지요.)

지역별로 나눈다음 줄을 세웁니다. 

인원파악후 각 지역마다 강의실 같은곳으로 들어가서 앉습니다.

앞에서 이름을 부르면 신상명세가 적힌 카드를 내고 밖으로 나가는데 이때부터가 승부처입니다.

분대장과 소대장들 인솔하에 줄을 세우는데 줄을 서는대로 소대와 분대가 나뉩니다. (대박 중요하겠죠.)

입소날과 입소 초기까지는 줄을 잘선다는 것의 의미가 친한 사람들끼리 가까이 생활하게 된다는 것이 클텐데요...

소대 분위기, 분대원들의 조합, 분대장들 성향 등등의 변수가 있으니까 초반 이유 이후부터는 어찌할 수 없는 운빨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가방수색!!!

 

 

 

몸수색!!!

 

 

 

현금반납!!!

 

 

 

이제 소대와 분대도 정해지고 주기율번호(훈련병 번호, 4주간 "XXX번 훈련병"으로 불립니다.)도 정해졌습니다.

중대와 소대별로 강의장으로 이동해서 휴대폰 등의 물품을 맡기고, 가방과 몸 수색을 합니다.

수색의 강도는 중대별로 분위기에 따라 다른듯 합니다.

제가 속한 중대는 100% 했습니다.

과자류 부터 해서 상비약 등등 반입하면 안되는 것들 다 걷어갑니다.

핸드폰은 퇴소할때 당연히 돌려주지만 먹는 종류는 폐기(?)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센스와 기지를 발휘하면 다 숨겨 들어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 많으니 100%의 인원을 검사한다고 해서 모든것을 싹다- 수색할 순 없으니까요.

휴대폰은 그냥 맘편히 내시길 추천하고 간식류를 숨겨가는게 좋을듯 합니다만 4주 내내 들키지 않아야겠죠.

몸수색은 간단히 합니다. 옷 다 입은채 주머니에 들어있는 물건이 혹시(!) 있는지 검사하는 겁니다.

짐 수색을 마치고 개인짐 가지고 생활관으로 들어갑니다.

현금을 반납하라고 하는데 분실위험이 있으니 100% 반납을 하라고 하는데요...

귀가할때 사용할 여비는 내지말고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게 좋습니다.

퇴소할때 나라사랑 카드라고 반납한 돈을 입금한 체크카드를 주는데요, 제것만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퇴소날 범용 ATM에서 인출이 안되서 고생했습니다. -0-;;(저는 현금을 다 냈었기 때문이죠...ㅠㅠ)

물론, 4주 훈련기간동안 현금 쓸일 없습니다. 돈 간수는 본인이 알아서.

 

 

 

4주간의 생활!?!?!

 

 

 

입소후 3일간 동화기간이라고 군인화 기간이라 보시면 됩니다.

제식교육, 전투복등 복장에 대한 교육, 생활관 규칙등을 익히는 기간이고 총기친화 기간에는 잘때도밥먹을때도똥눌때도 총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불침번도 서기 시작합니다. 사족이지만 짬밥에도 익숙해져야겠죠.ㅎㅎ

 

그리고 실질적으로 이제부터 중대별, 소대별 분위기에 따라 예후에 차이가 납니다.

 

예를 들자면, 제가 속했던 소대는 얼차려 몇번 안받고 4주가 흘러간 반면,

입소하던 날, 소대가 정해지던 순간부터 제식훈련 빡세게 하고 얼차려가 시작되더니 하루가 멀다하고 얼차려 받는 소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소대내 기본적인 분위기는 괜찮은 편인데 분대장 한둘 때문에 소대 전체 분위기가 흐려지고 훈련병들이 고생하는 경우도 있구요.

이러나 저러나 짜증납니다.

 

 

 

1주차!!!

 

제식, 총기교육, 기초 사격 자세 교육, 조준, 1차 체력검정, 주간경계, 영점사격.

 

 

각각의 훈련에 대한건 장황하게 이야기 할 것도 없고 직접 부딪쳐 보면 됩니다. 1주차는 전반적으로 힘든건 없습니다.

전투화에 각자의 발을 맞추던지, 발에 전투화를 맞추어야 앞으로가 편해지니 어느쪽이든 얼른 적응해야 하는 주 입니다.

 

 

1차 체력 검정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5km 뜀걸음으로 구성됩니다.

앞에 두가지는 생활관에서 실시하고 2분동안 몇개하는지를 기록하는데,

나이별로 급수별로 갯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1차때는 4급인가 5급을 기준으로 한다는 이야기가 돌았고 그래서 최저 갯수만 맞추는 훈련병들이 많았는데 알고보니 잘못된 정보여서 나중에 대거 보충 교육받는 사태가 일어났었어요. ㅎㄷㄷㄷ

그러니 그냥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하고 2차, 3차때 진보가 있는지 체크해 보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훈련소에 있으면 여러가지 대기하는 시간이라는 명목하에 비는 시간이 많습니다. 분대원들 끼리 수다 떠는 것에도 한계가 있고-뉴스거리가 없으니까-하다보니 팔굽혀펴기나 윗몸일으키기 등 개인 체력 단련 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실제로 몸도 좋아지고 살도 빼서 퇴소하는 훈련병도 주변에 많았습니다.)

 

 

1.5km 뜀걸음도 기록을 아주 철저히 재지는 않아요. 인원이 많으니까 별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1.5km도 아니구요. 경험상 조금 짧은 거리였던것 같습니다.

이 또한 나이와 급수별로 커트라인이 정해져 있는데, 사실 시간을 재면서 뛰지는 못하니까 그냥 게으름 안 부리고 뛰면 통과라고 보면 됩니다.

 

 

 

2주차!!!

 

 

기록사격, 구급법, 2차 체력검정, 15km 행군, 화생방, 수류탄

 

 

구급법은 의대에서 하던 그것입니다. 애니로 하는 그것.

2차 체력검정은 뜀걸음이 3km로 늘어납니다.

분위기 봐가면서 열외하시는 분들도 많은데-소대장들이 행여나 다치거나 쓰러질까봐 말리기도 합니다-...이거 빠지면 주말에 보충교육 있습니다.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기준도 1주차 대비 올라가니까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행군은 영내를 계속 돌아다닙니다. 힘들만 하면 쉬니까 걱정안해도 되고, 군장을 해도 어깨가 좀 아프지 발이나 다리가 심하게 아프지는 않아요.

 

화생방, 수류탄은 훈련 자체는 재밌고 할만합니다만 교장이 멀어서 조금 힘들었습니다.

왜 훈련이 할만한가 하면 행군도 그렇지만 공보의들은 보충역이고, 그러다보니 훈련자체를 빡세게 안 시키더라구요.

체험판 수준이라 생각하면 됩니다.

 

 

 

3주차!!!

 

 

 

각개기초, 종합각개, 총검술, 감찰설문, 제식교육, 3차 체력검정, 유격

 

이제 끝이 보이려고 하는 주입니다.

적응은 적응대로 마쳤고, 타성은 타성대로 젖어들고 있는 주입니다.

더불어 여러 스트레스들도 많이 쌓이고 날카로워지는 훈련병들도 속출합니다.

왜냐, 끝나가려고 하는데도 시간이 안가기 때문이고, 분대장들의 신상은 물론 소대장, 중대장의 신상도 어느정도는 알게 되므로...

초반의 "까라면 까야지..." 마인드에서 "나이도 어린게 어디 감히.."라는 마인드로 슬슬 돌아서기 때문이지요.

2주차 까지는 먹을만 하던 짬밥이 지겨워지고, 군대리아는 보기도, 냄새맡기도 싫은데다 유일한 낙이었던 가나파이도 물리기 시작하니 이런 증상들의 TOC는 퇴소임을 절감하게 되지요.

 

 

아무튼, 각개만 마치면 많은것들을 뒤로 하게 되는 셈인데요...

우리는 보충역 공보의니까...각개전투 체험, 유격체험을 하게 됩니다. 흠흠...

유격도 유격체조가 힘든 부분인데, 사실 갈굴려고 하면 한도끝도 없이 갈굴 수 있더군요.

 

 

 

그.러.나

 

 

 

우리는 보충역 공보의입니다. 현역 육군 대위인 군의관님들과는 다릅니다.

체험입니다. 체험.

해보면 제가 왜 이런 말을 적었는지 아실겁니다.ㅎㅎ

 

 

3차 체력검정이라고 돼 있는데, 2차때 불합격 한 파트만 재시 칩니다. 그러니까 2차때 열심히 하는게 중요하겠지요.

저는 3종목 모두 통과해서 생활관에서 다른 합격자분들과 쉬었습니다. 이때는 밖에 통솔 인원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생활관에 버려져 있었다고 말해도 무방하겠네요.

(훈련소에서는 훈련병들이 쉬는꼴을 못 봅니다. 남는시간에 대개 뭔가를 시킵니다. 잔소리...)

 

 

 

4주차!!!

 

 

 

4차 체력검정, 정신교육, 20km 행군, 청소

 

드디어 마지막 주차입니다. 그러나 분대장들의 잔소리는 더욱 늘어갑니다.

끝나는 마당에 훈련병들은 넓은 아량으로 앞으로도 군생활이 많이 남은 분대장 아우들을 잘 보듬어 주려고 합니다만, 마음같지 않은 일들이 종종 생깁니다.

그래도 며칠만 참으면 된다는 점 때문에 어찌저찌 지나가는 주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시간 안가는건 똑같습니다.

(4주동안 상대성 이론을 체험한다고 봐도 됩니다. 퇴소하고 연락하면 벌써 나와? 라는 한결같은 반응.ㅋ)

((훈련소 생활이 드래곤볼에 나오는 시간과 공간의 방이라고도 하더군요.))

 

 

정신교육은 북한의 실상 등등에 대해서 듣고, 20km행군은 역시나 뭐 할만합니다. 15km와 5km밖에 차이안나고 야간행군도 아니니까요.

운동하는 셈 치고 군장도 하고...초 경량화 군장으로 대동단결 하기는 했지만요.

 

 

체력검정, 역시나 불합격자 위주로 합니다. 2주차때 열심히 한 것이 계속 이어지니 2주차 체력검정이 중요함을 새삼 깨닫게 됐습니다.

 

 

 

청소, 가장 중요한 미션 중 하나입니다.

 

 

 

분명히 1주차때 보급 받은 물품, 입소한 생활관은 헌것의 티가 물씬 나는 그런 것들이었는데...

마지막주차가 되니까 새것으로 만들어 놓으랍디다. -0-;;

무튼 잔소리 듣기 싫으니까 열심히 합니다. 청소도 열심히, 전투화도 열심히 닦고, 생활관 정리도 열심히.

싹다- 열심히 하면 됩니다.

왜냐? 며칠있으면 나가니까요.

근데 적당히 열심히 하심 됩니다. 너~무 열심히 할 필요 절대 없어요.

너~무 열심히 해서 빨리 끝내면 다른거 시킵니다.

상병인 분대장들은 그래도 끝이 보일락 말락 하니까 동요하는 티가 덜 나는데 일병들은 좀 티가 나더군용.

 

 

 

주말 생활!!!

 

 

 

토-일은 훈련이 없습니다.

평일 훈련때 열외 하셨던 분이나 아파서 입실 했으면 주말에 훈련시수를 채워야 합니다.

남들 쉴때 훈련 받아야 하는 거지요.

체력검정에서 불합격한 항목이 있는 분들도 포함됩니다.

저는 보충 훈련을 받은 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주중에 하는 훈련보다는 확실히 더 편하게, 약식으로 진행된다 합니다.

토요일 조식이나 중식으로 군대리아가 나오고요...

낮에는 오침을 자도록 시간을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시간에 안자면 잔소리 듣습니다.

 

 

일요일에는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종교행사입니다.

 

오전에 한번, 저녁에 한번 갑니다.

재밌습니다.

행사도 물론 볼만하지만 남자만 수천명 모여있는 상황과 함께 아마추어 커버댄스 팀이 나오는 순간 난리가 나고 하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한 종교에 신실한 분이 아니시라면 1, 2주차 주말에 두루두루 다 가보신 후 3, 4주차 주말에는 입맛에 맞게 다니시면 될것 같습니다.

종교행사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서 꺼리는 분들도 있던데, 남아 있으면 청소든 뭐든 시키니까요...

부식도 받고 겸사겸사 다녀오는게 진리입니다.

 

 

 

전반적 하루 일정.

 

 

 

주중에는 오전 6시 기상-오후 10시 취침.

주말에는 오전 7시 기상-오후 10시 취침.

주중에 오전 9시-오후 6시 까지 훈련이 있고 저녁시간에는 정신교육이나 강의장에서 다음날 있을 교육을 비디오로 미리 공부하는 시간입니다.

6시 기상 후에는 점호를 하고 도수체조 후 아침 뜀걸음을 실시하고 조식을 먹으러 갑니다.

개인적으로 도수체조가 흔히하는 국민체조와는 다른 동작도 많고 신선하기도 하거니와 스트레칭효과도 꽤 되는것 같았어요.

씻는시간? 줄때 있고 분대장이 까먹으면 안주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씻지 말라고 잔소리 작렬하는데 안씻고 어떻게 삽니까? 적당히 눈치보며 잘 해야합니다.

 

 

 

부식에 대해.

 

 

 

조식에는 대개 우유가 나오고,

중식, 석식에 음료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대리아에는 탄산이 간혹 나오고 대개 주스가 나오구요.

관물대에 잘 숨겨 보관했다가 먹어도 무방합니다만 들켰을 경우에 책임은 본인이 져야겠죠.

소대별, 분대장별로 눈치껏 잘 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공보의 육군 훈련소 후기였습니다.

1탄이고요.

2탄에서는 누락된 부분이나 준비물에 대해서 적도록 하겠습니다.

사진이 있을것도 없고, 있어봐야 뭐 도움도 안될것 같아서 글만 적어서 지겨울텐데요...

한편 4주간 제가 겪었던 시간에 비해서는 굉장히 짧게 느껴지기도 하는데...뭐 겪어보시면 알게 됩니다. 이런 양가감정이 생기는 이유를요.

그래도 재미삼아 읽어두시면 훈련소 생활에 대한 걱정이 조금은 줄어 들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 강조하고 싶은건,

군대에서 일어난 모든건 훈련병 본인이 선택한 것입니다.

즉, 줄을 잘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상한 논리이기도 한데 말은 됩니다.

잘 이해가 안되실텐데, 역시 겪어보시면 알게 됩니다.

 

2탄으로 이어집니다~